왕관을 쓴 사람이 금화 하나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앉아 있다. 왕관 위에 하나, 두 발 밑에 하나씩 더 깔고 있어서 몸 어디도 자유롭지 않다. 등 뒤로 도시가 펼쳐져 있지만 그는 그쪽을 등지고 있다. 모으고 지키는 카드다. 그 자체로는 나쁠 게 없다.
펜타클 4가 나오면 대개 지키는 쪽이 맞는 때다. 비상금을 따로 떼어 두거나, 고정 지출을 줄이거나, 이직 제안 앞에서 지금 자리를 한 번 더 따져 보는 상황. 새로 벌이기보다 쥔 것을 단단히 해 두면 다음 결정을 할 때 여유가 생긴다.
거꾸로 나오면 갈래가 둘이다. 하나는 너무 꽉 쥔 쪽이다. 잃을까 봐 아끼다 고장 난 노트북도 못 바꾸고, 친구 결혼식 축의금 앞에서 며칠을 고민한다. 다른 하나는 반대로 쥐고 있던 손이 풀려 버리는 쪽, 아껴 둔 돈이 한 번에 빠져나가는 경우다.
결국 따져 볼 건 이거다. 지금 아끼는 게 무엇을 위해서인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말할 수 있으면 저축이고, 그냥 불안해서라면 움켜쥐고 있는 것이다.
흔히 「구두쇠」로만 읽는데 그건 거꾸로 섰을 때의 얼굴이다. 바로 서면 지키는 힘이고, 돈만이 아니라 내 시간과 기운을 아무에게나 내주지 않는 것도 여기에 들어간다.
황제와 함께 나오면 질서 있게 차곡차곡 쌓아 가는 쪽으로 읽힌다. 컵 5 옆이면 잃은 게 아까워서 남은 것까지 못 쓰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