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흰 말을 타고 해바라기 담장 앞에 있다. 해는 정면에서 다 비춘다. 달이 형체만 남겼다면 태양은 감출 데를 안 남긴다.
태양이 나오면 대개 잘 풀리는 자리다. 타로에서 몇 안 되는 단순하게 좋은 카드다. 결과가 나오고, 오해가 풀리고, 애매하던 게 분명해진다. 이 카드가 나왔을 때 굳이 복잡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카드의 좋음에는 성질이 있다. 아이가 탄 그림인 건 우연이 아니다. 이 카드의 기쁨은 성취보다 단순함 쪽이다. 오래 애쓴 게 드디어 됐다는 종류가 아니라, 숨길 게 없어서 편한 종류. 지금 감추고 있는 게 있어서 마음이 무겁다면 이 카드는 그걸 꺼내라는 쪽으로도 읽힌다.
거꾸로 나오면 좋은 일이 오긴 오는데 김이 새는 상태다. 됐는데 기쁘지 않거나, 조금 늦거나, 기대만큼은 아니거나. 혹은 다 잘 될 거라 믿고 준비를 안 한 상태일 수도 있다. 해가 떠 있다고 다 익는 건 아니다.
태양을 가장 좋은 카드로 두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카드의 핵심은 행운이 아니라 숨길 게 없다는 상태다. 밝다는 건 다 보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감추고 있던 게 있는 자리에서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잘 풀리는 것과 드러나는 것이 같이 온다.
심판과 같이 나오면 드러난 것을 두고 결정해야 하는 자리다. 악마와 겹치면 밝은 데로 나오면서 끊어지는 것이 있다는 뜻이 된다. 태양은 결말이 아니라 조명이라는 걸 기억하면 덜 어긋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