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사공이 장대로 작은 배를 밀고 간다. 배에는 몸을 웅크린 여자와 아이가 타고 있고, 검 여섯 자루가 뱃전에 세워져 있다. 배 한쪽 물은 출렁이고 앞쪽 물은 잔잔하다. 힘든 데서 덜 힘든 데로 옮겨 가는 그림이다. 다 나은 것도 아니고 짐을 버린 것도 아니다. 칼은 그대로 싣고 간다.
고비를 지나 자리를 옮길 때 나온다. 버티던 회사를 떠나 새 팀으로 가거나, 다툼이 잦던 집에서 이사를 나오거나, 오래 끌던 관계를 정리하고 한숨 돌리는 시기. 기쁜 출발이라기보다 조용한 이동이다. 그래도 방향은 나아지는 쪽이다.
거꾸로 나오면 갈래가 둘이다. 떠나야 할 곳에서 발을 못 떼는 경우가 하나. 다른 하나는 자리는 옮겼는데 예전 걱정을 그대로 짊어지고 와서 달라진 게 없다고 느끼는 경우다. 배에 실린 칼 여섯 자루가 여기서 무거워진다.
검 6이 확인하라는 건, 가져갈 것과 두고 갈 것을 나눴는지다. 전 직장에서 배운 일머리는 가져가고, 거기서 들은 「넌 원래 그런 애」 같은 말은 강가에 두고 가도 된다.
흔히 여행이나 이사 카드로 좁게 읽는다. 실제 이동일 때도 있지만 대개는 마음이 한 단계 옮겨 가는 쪽을 말한다. 같은 자리에 있어도 그 일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면 이 배는 이미 떠났다.
컵 8과 함께 나오면 떠나는 이유가 실망이라 뒤돌아보는 마음이 클 수 있다. 별과 함께면 건너편 물가가 생각보다 가까워서, 잔잔한 시기가 금방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