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아르카나컵 · 물

컵 5
Five of Cups

마음과 사이. 흐르고 스며든다.

정방향

잃음 · 후회 · 엎지른 물

역방향

돌아섬 · 남은 것을 봄 · 추스름

검은 망토를 두른 사람이 고개를 떨군 채 서 있다. 발치엔 잔 세 개가 쓰러져 안에 든 것이 쏟아졌고, 등 뒤엔 잔 두 개가 아직 멀쩡히 서 있다. 멀리 강 위로 다리가 놓여 있고, 그 너머에 집 한 채가 보인다.

컵 5는 잃은 것 앞의 마음이다. 이별, 틀어진 계약, 떨어진 시험, 돌이킬 수 없는 말 한마디.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눈은 자꾸 엎지른 쪽으로 간다. 이 카드는 그 슬픔을 탓하지 않는다. 쓰러진 잔은 실제로 셋이고, 아픈 게 당연하다.

거꾸로 나오면 몸이 조금씩 돌아선다. 잃은 것보다 남은 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면 추스를 힘이 생겼다는 뜻이다. 반대로 읽히는 때도 있다. 슬픔을 제대로 겪지 않고 서둘러 덮은 채 괜찮다고 말하는 경우. 그럴 땐 한참 뒤 엉뚱한 데서 다시 올라온다. 돌아선 건지 외면한 건지는 본인이 안다.

등 뒤에 아직 서 있는 두 잔이 무엇인지부터 세어 보자. 남은 사람, 남은 돈, 남은 시간. 이름을 붙여 보면 생각보다 적지 않다.

이 카드를 「다 잃었다」는 뜻으로만 보면 그림의 절반을 놓친다. 이 카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쓰러진 셋이 아니라 서 있는 둘이다. 다리도 그렇다. 강을 건너는 길이 이미 놓여 있다.

컵 6과 함께면 지나간 일에 마음이 오래 묶여 있다는 쪽이다. 별과 나란히 나오면 이 슬픔이 끝으로 향하고 있다. 아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컵 5 — 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