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마을 같은 뜰에서 키가 큰 아이가 작은 아이에게 흰 꽃이 담긴 잔을 건넨다. 주변에 놓인 잔 여섯 개에 전부 같은 꽃이 꽂혀 있다. 뒤쪽엔 다른 사람 하나가 등을 보이며 걸어간다.
컵 6은 다정했던 옛날이다. 계산 없이 주고받던 시절, 꽃 한 송이를 건네는 것만으로 충분하던 사이. 이 카드가 나오면 오래 연락이 끊겼던 사람에게서 안부가 오거나, 고향 근처에 갈 일이 생기거나, 어릴 때 좋아하던 걸 다시 꺼내 보게 된다. 지금 사는 자리에서 받는 작은 친절도 여기에 든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건넨 호의가 생각보다 오래 기억에 남는다.
거꾸로 나오면 과거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다. 그 시절이 다 좋았던 것 같지만, 기억은 생각보다 많이 다듬어져 있다. 헤어진 사람을 계속 떠올리느라 새 사람을 못 보거나, 예전에 통하던 방식만 고집하다 일이 막힌다. 드물게는 반대로, 과거를 너무 서둘러 끊어 내 소중한 사람까지 같이 잘라 낸 경우로도 읽는다.
짚어 볼 건 이것. 그때 그리운 게 그 사람인가, 그때의 나인가.
「옛 연인이 돌아온다」로만 읽으면 좁다. 컵 6이 말하는 건 특정한 사람보다 계산 없이 주고받던 마음의 방식이다. 옛사람이 돌아와도 그때처럼 다정할지는 지금 두 사람이 정한다.
컵 2와 함께면 정말로 옛 인연이 다시 이어지는 쪽이다. 컵 8과 겹치면 이번엔 추억을 정리하고 떠나는 쪽으로 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