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형 문 아래 한 집안이 모여 있다. 앞쪽엔 흰 수염의 노인이 무늬 놓인 망토를 걸치고 앉아 있고 곁에 개 두 마리가 있다. 아치 안쪽으로는 젊은 남녀와 아이가 보인다. 금화 열 개는 장면 전체 위에 겹쳐 그려져 있다. 한 사람의 성공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쌓인 터전을 그린 카드다.
펜타클 10이 나오면 대개 오래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부모님과 집 문제를 의논하거나, 가업을 이을지 말지 고민하거나, 결혼을 앞두고 두 집 살림을 합치는 상황. 당장 얼마를 버느냐보다 십 년 뒤에도 남아 있을 기반이 무엇인지를 본다.
거꾸로 나오면 그 기반이 흔들린다. 하나는 집안 안에서 생기는 다툼으로, 돈이나 물려받는 것을 두고 말이 엇갈린다. 다른 하나는 물려받은 틀이 나한테 맞지 않는 쪽이다. 집안이 기대하는 길과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다를 때 이 카드가 곧잘 거꾸로 선다.
결정 앞에서 물어볼 건 이거다. 지금 내리는 결정을 오 년, 십 년 뒤에도 그대로 둘 수 있겠는가. 당장 편한 선택과 오래 버틸 선택이 다를 때 이 질문이 둘을 갈라 준다.
「유산을 받는다」로만 읽으면 좁다. 이 카드의 물려받음은 돈만이 아니라 생활 습관, 집안 분위기, 가족끼리 돈 이야기를 꺼내는 방식까지 아우른다. 내가 돈을 대하는 방식 중 꽤 많은 부분이 이미 물려받은 것이다.
컵 10과 함께 나오면 정도 살림도 다 갖춘 가족의 모습으로 읽힌다. 탑 옆이면 단단하다고 믿었던 집안의 기반에 금이 간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