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무에 둘러싸인 자리에 여왕이 앉아, 무릎 위 금화를 두 손으로 감싸고 내려다본다. 머리 위로는 장미 덩굴이 드리우고, 아래쪽 구석엔 토끼 한 마리가 보인다. 왕좌에는 염소 머리가 새겨져 있다. 살림을 꾸리고 주변을 돌보는 사람이다. 실속을 챙기면서도 손이 따뜻하다.
펜타클 여왕은 나일 수도 있고 곁의 누군가일 수도 있다. 장보기 목록을 꼼꼼히 쓰면서도 친구 생일은 꼭 챙기는 사람, 팀 회식비는 아끼면서 야근하는 막내 저녁은 사 주는 선배, 아무리 바빠도 집 안이 늘 정돈돼 있는 룸메이트. 돈을 다루는 감각과 사람을 챙기는 마음이 한 사람 안에 같이 있다.
거꾸로 나오면 그 균형이 무너진다. 하나는 남과 살림을 챙기느라 정작 내 몫이 사라지는 쪽이다. 가족 일엔 선뜻 돈을 쓰면서 내 신발은 몇 년째 그대로다. 다른 하나는 아끼는 게 지나쳐 인색해지는 쪽으로, 주변에서 「계산적이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다.
펜타클 여왕이 묻는 건 하나다. 이번 달 내가 챙긴 사람 목록에 나도 들어 있는가. 빠져 있다면 거기서부터 손볼 차례다.
「살림 잘하는 사람」으로만 읽으면 작아진다. 여왕이 들여다보는 건 금화 하나지만 그 주변 정원 전체가 그녀 손을 거쳤다. 돈과 공간과 사람을 함께 굴리는 솜씨, 그게 이 카드다.
여황제와 함께 나오면 챙기는 마음에 살림 여유까지 붙는다. 펜타클 4 옆이면 돌보는 마음보다 아끼는 쪽이 앞서 있지 않은지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