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땅에 엎드려 쓰러져 있고, 등에는 검 열 자루가 꽂혀 있다. 몸 위로 붉은 천이 덮였다. 하늘은 시커먼데 지평선 쪽은 노랗게 밝아 오고, 앞의 물은 잔잔하다. 검 패에서 가장 무거운 그림이다. 칼이 하나도 아니고 열 자루라는 건 더 내려갈 데가 없다는 뜻이다.
이 카드가 나오면 상처가 겹친 시기인 경우가 많다. 일이 틀어진 데다 관계까지 흔들리고, 몸까지 지쳐 버린 때. 하나만 왔으면 버텼을 텐데 한꺼번에 와서 모든 게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이 카드는 그 느낌을 부정하지 않는다. 지금이 바닥이라는 걸 그대로 인정한다.
다만 그림에는 다른 것도 있다. 지평선이 밝아 오고 있다. 바닥이라는 건 여기서 더 떨어질 데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끝난 건 그 일이고, 그다음은 아직 남아 있다.
거꾸로 나오면 대개 고비를 넘기고 몸을 일으키는 중이다. 회복이 단숨에 오진 않아도 다시 시작할 만큼의 힘은 돌아온다. 반대로, 이미 끝난 일을 끝났다고 받아들이지 못해 계속 그 자리에 누워 있는 경우도 있다.
검 10이 확인하라는 건, 무엇이 나를 여기까지 몰았는지다. 열 자루가 한 번에 꽂힌 게 아니라면 그중 몇 자루는 피할 수 있었다. 그걸 알아 두면 다음에 같은 자리로 오지 않는다.
흔히 「최악」 하나로 읽고 덮는데, 이 카드는 바닥과 함께 끝을 말한다. 질질 끌던 고통이 이제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읽히는 때도 많다.
죽음과 함께 나오면 정말로 한 장이 넘어가는 자리라 붙잡을 것이 없다. 별과 함께면 회복이 이미 시작됐다. 바닥 다음 장이 별이라면 그 바닥은 오래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