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막대기 열 개를 한 아름에 끌어안고 걸어간다. 허리는 굽었고, 막대기 다발에 얼굴이 가려 앞이 잘 안 보인다. 멀리 집 한 채가 보이니 목적지가 아주 멀진 않다. 완드 10은 혼자 들기엔 버거운 짐을 다 떠안고 가는 모습이다.
완드 10이 나오면 대개 일이 너무 많다. 팀에서 「그거 제가 할게요」를 몇 번 했더니 일정표가 꽉 찼거나, 회사 일에 집안일에 부모님 병원 일정까지 혼자 챙기고 있다. 하나하나는 내가 하겠다고 한 거라 내려놓기도 어렵다. 그래도 지금은 앞이 안 보일 만큼 쌓였다. 완드 에이스에서 붙은 불이 여기까지 오면 짐이 된다.
거꾸로 나오면 짐을 내려놓는 중이다. 문제는 어떻게 내려놓느냐다. 스스로 덜어 내고 있다면 반가운 신호지만, 버티다 못해 한꺼번에 무너지거나 슬쩍 남에게 떠넘기는 모양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앞쪽은 정리고, 뒤쪽은 또 다른 문제의 시작이다.
이 열 개 중에 꼭 내가 들어야 하는 게 몇 개인지 세어 볼 때다. 막상 세어 보면 생각보다 적다. 나머지는 부탁하거나, 미루거나, 그만둬도 된다.
「끝까지 버티면 된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목적지가 가까운 건 맞지만, 이 자세로 계속 가면 도착해서 쓰러진다. 끈기를 칭찬하는 카드라기보다 짐을 나누라는 카드에 가깝다.
세계와 같이 나오면 큰일 하나를 거의 마무리하는 중이라 조금만 더 들고 가면 된다. 검 10과 겹치면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뜻이라, 지금 내려놓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