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옷에 꽃무늬가 그려진 차림의 젊은이가 바닷가에 서서 잔 하나를 들고 있다. 잔 안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젊은이는 그걸 신기하다는 듯 바라본다. 등 뒤로는 물결이 인다.
컵 시종은 단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나일 수도 있고 곁에 있는 누군가일 수도 있다. 감정에 솔직하고, 작은 일에도 쉽게 설레고, 마음을 숨기는 게 서툰 사람. 잔에서 물고기가 튀어나와도 놀라기보다 반가워한다. 이 카드가 나오면 설레는 소식이나 고백이 오가기 쉽다. 썸 타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연락, 후배가 쭈뼛거리며 건네는 고마움의 말, 내가 처음 해 보는 서툰 표현. 서툴러도 진심이 먼저 나간다.
거꾸로 나오면 그 솔직함이 덜 익은 쪽으로 간다. 감정이 앞서다 보니 말과 행동이 들쭉날쭉하거나, 기분이 상하면 바로 얼굴에 다 드러난다. 다른 갈래로는 마음을 장난처럼 넘기는 경우다. 상대가 내 진심을 가볍게 대하거나, 내가 쑥스러워서 농담으로 덮어 버린다. 어느 쪽이든 기분이 가라앉은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
지금 이 마음을 말하지 않고 있다면, 이유가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인가, 거절이 무서워서인가.
「유치하다」로 읽으면 아깝다. 시종의 서툶은 약점이 아니라 아직 계산을 배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못 하는 말을 먼저 한다.
컵 에이스와 함께 나오면 새로 생긴 마음을 처음 말로 꺼내는 자리다. 달과 겹치면 그 설렘에 상상이 많이 섞여 있다. 상대의 신호를 내 바람대로 읽고 있는 건 아닌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