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당을 뒤집은 광대
다음이 없는 것처럼 지금을 씁니다
앞에 서서, 손에 잡히는 일을, 인정으로, 흥을 따라 떠돈 사람.
팩폭
인정하기 싫겠지만- 01분위기 살려놓고 집에 와서 혼자 헛헛하죠
- 02재밌는 얘기라며 본인이 제일 먼저 웃어요
왜 이렇게 나왔나
ESFP이런 사람이에요
판이 벌어지면 한가운데에 있었을 사람입니다. 재주를 넘고 소리를 하고 사람들을 웃겼을 텐데, 무대에 서면 기운이 솟았지 떨리지 않았을 거예요. 사람이 많을수록 더 신이 났고, 조용한 자리에 혼자 있으면 오히려 좀이 쑤셨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의 흥을 사는 데 재능이 있어서, 먼 앞일을 재기보다 눈앞의 판을 뜨겁게 달구는 데 온 힘을 쏟는 쪽이었습니다.
사람이 우는지 웃는지를 몸으로 읽었을 사람입니다. 관객의 표정 하나에 다음 재주를 바꿀 만큼 마음결이 빨랐을 텐데,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저 사람이 지금 즐거운지를 먼저 봤고, 그래서 정에 약하고 눈치가 빨랐습니다. 다만 그 흥이 식으면 허전함도 그만큼 컸을 거예요. 온종일 남을 즐겁게 하던 사람이 정작 판이 파한 뒤 혼자 남는 시간을 가장 힘들어했을 겁니다. 그래도 다음 장이 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한가운데로 뛰어들었을 텐데, 그 자리의 흥을 사는 재주만큼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했을 거예요.
한 마을에 오래 머물지 못했을 사람입니다. 같은 판을 반복하면 흥이 죽으니, 정착하기보다 새 장을 찾아 흐름을 따라 계속 떠났을 거예요. 계획을 세워 움직이기보다 그날의 기분과 발길이 이끄는 대로 갔을 텐데, 그 덕에 가는 곳마다 웃음을 남겼지만 정작 본인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을 겁니다. 지금도 분위기를 살리는 재주는 있는데 그 뒤가 종종 헛헛하다면, 오래된 성미입니다. 순간을 뜨겁게 사는 그 재능은, 앞일을 재느라 오늘을 놓치는 사람들 곁에서 늘 가장 환한 자리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