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터를 누빈 보부상
손해 볼 것 같으면 계산이 얼굴에 다 보입니다
앞에 서서, 손에 잡히는 일을, 셈속으로, 길 위에서 산 사람.
팩폭
인정하기 싫겠지만- 01재미없어지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마음이 뜨죠
- 02일단 지르고 수습은 나중에 하죠
왜 이렇게 나왔나
ESTP이런 사람이에요
짐을 지고 이 장 저 장을 누볐을 사람입니다. 어디서 뭐가 싸고 어디 가면 비싸게 팔리는지를 몸으로 알았을 거고, 흥정판이 벌어지면 눈빛부터 살아났을 거예요. 앞뒤 재며 오래 고민하기보다 지금 눈앞의 판을 읽고 바로 움직이는 데 능했을 텐데, 말주변도 좋아 굳은 상대의 마음을 그 자리에서 돌려세웠을 겁니다. 그 순발력과 배짱이 이 사람의 밑천이었습니다.
위험한 길도 마다하지 않았을 겁니다. 산길에 도적이 있어도 물건값이 좋으면 넘었을 거고, 그 배짱이 없으면 못 하는 장사였으니까요. 먼 앞날을 그리기보다 오늘 여기서 얼마가 남느냐를 먼저 따졌고, 규칙보다 그 자리의 셈이 앞섰으며, 손해와 이문을 눈앞에서 계산해 바로 결정하는 쪽이었습니다. 재고 또 재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 사람의 결단은 늘 반 박자 빨랐을 거예요. 잃을 것이 있어도 얻을 것이 크면 몸이 먼저 움직였고, 그렇게 뛰어든 자리에서 남들이 놓친 기회를 챙겨 나오는 일이 잦았을 겁니다.
한곳에 오래 묶이면 좀이 쑤셨을 사람입니다. 정착해 곳간을 쌓기보다 길 위에서 다음 장을 그리는 게 살아 있는 느낌이었을 텐데, 계획표에 매이기보다 발길 닿는 대로 흐름을 타는 쪽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곁의 사람들은 늘 떠날 채비를 한 사람을 붙잡는 기분이었을 거예요. 지금도 답답한 자리를 못 견디고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인다면, 오래된 성미입니다. 길 위에서 익힌 그 감각은, 한자리를 오래 지키는 삶보다 부딪히며 배우는 삶에 여전히 더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