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의 주막을 지킨 안주인
다 괜찮다면서 서운한 건 다 기억합니다
앞에 서서, 손에 잡히는 일을, 인정으로, 자리를 지킨 사람.
팩폭
인정하기 싫겠지만- 01남 챙기다 본인 밥은 식은 걸 먹죠
- 02부탁 못 거절해서 일이 계속 붙어요
왜 이렇게 나왔나
ESFJ이런 사람이에요
오가는 사람이 다 거쳐 가는 자리를 지켰을 사람입니다. 누가 배곯고 누가 앓는지를 먼저 알아보고 국 한 그릇을 더 떠줬을 거고, 손이 트도록 상을 차리면서도 그렇게 챙기는 걸 수고라 여기지 않았을 거예요. 사람들 사이에서 기운을 얻는 쪽이라, 북적이는 자리가 힘들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웠고, 오늘 누가 왔다 갔는지 하나하나 기억해 다음에 그 사람 몫을 미리 챙겨뒀을 겁니다.
정을 셈보다 앞에 뒀을 사람입니다. 외상값을 못 받아도 딱한 사정이면 넘어갔을 텐데, 그게 손해라는 걸 몰라서가 아니라 사람 상하는 걸 더 못 봐서였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저 사람이 지금 어떤 마음일지부터 살폈고, 덕분에 이 집은 늘 사람이 끊이지 않았지만, 남들 사정 다 봐주다 정작 본인 몫은 번번이 뒤로 밀리곤 했을 거예요. 그래도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를 지키는 것 자체가 이 사람에겐 낙이었고, 오가는 이들의 안부를 하나하나 챙기며 그 온기로 스스로도 기운을 얻었을 겁니다.
제자리를 지키며 오래 한 곳을 돌본 사람입니다. 떠도는 걸 그리워하기보다 여기 오는 사람들을 챙기는 데서 보람을 찾았을 텐데, 정해진 자리를 흐트러짐 없이 지키는 게 이 사람에겐 편안함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마을의 대소사가 다 이 마루를 거쳤고, 기쁜 일도 궂은일도 여기서 사람들이 모였을 거예요. 지금도 남 챙기느라 정작 자기 것은 미루는 사람이라면, 그 마음결이 퍽 오래된 셈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데우는 그 손길은, 예나 지금이나 흩어질 뻔한 이들을 한자리에 붙잡아 두는 힘이 됩니다.